명절 전날이면 멀리 떨어 저 있든 친인척들이 찾아옵니다. 아들은 손자를 데리고 백설표 설탕과 백화 수복을 들고 가다마이를 차려 입고 들어섭니다. 공장에 취직한 딸은 엄마 준다고 카시미론 내의와 동생들 운동화를 안고 한복 차림으로 옵니다. 밤을 치는 아버지도 재기를 손질하는 삼촌들도 오늘은 여유가 있습니다. 마당가에 임시로 만든 조리대에서는 산소에 벌초하고 가지고 온 말린 풀로 불을 지피고 시루떡과 전을 부치는 여자들의 벌겋게 달아오른 빰에는 땀범벅입니다. 명절 아침에 우물가에는 세수를 하러 줄을 서고 장독 위에는 굵은소금을 여러 군데 올려놓고 양치질을 합니다. 대청에 제사상이 차려지고 두루막 입은 아버지를 중심으로 모두들 경건한 마음으로 차례를 올립니다. 헌다(獻茶) 사신(辭神)과 아버지의 음복(飮福)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