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나만의 별미 수제 비죽으로 저녁을 때우다.
부산 집 텃밭에서 부추 감자 호박 이파리 애기 호박 등 순수 내가 키운 웰빙 농작물이다.
이걸 먹다 보니 1950년대 내 고향 그 옛집에서 할머니가 쑤어준 수제비 맛이 생각난다.
옛날 시골 우리 집은 산 밑에 자리한 초가집이다.
여름 한낮이면 그늘 하나 없는 ㄷ 자려 그렇고 그런 집이다.
안쪽에 방 3칸 그 왼쪽으로 헛간 그 안에 화장실 그 옆으로 돼지우리와 닭집 오른쪽에는 장독대와 텃밭이다.
한여름 들과 밭으로 농사짓느라 모두들 갔다가 어둑어둑할 때 집으로 온다.
나는 마당에 덕석 깔고 모 케불 피우고 엄마는 학교 우물에 가서 찬물 한동이 퍼온다.
장독대와 텃밭사이에 야외 취사도구인 임시 솥이 걸려있다.
할머니는 밭에서 일하다 제대로 식지도 않은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한다.
엄마는 텃밭에서 호박 이파리와 조그마한 애기 호박을 따서 소쿠리에 넣어 비비고 이견다.
나는 보리짚을 아궁이에 지피면 덥기는 왜 그리 더우며 연기는 왜 또 그렇게 나는지 눈물이 줄줄 흐른다.
그렇게 만들어진 수제 비죽을 덕석에 둘러앉아 먹는데 덥고 뜨거워서 웃통이라도 벗어버리면 왠 놈의 모기가~~
돼지우리에서 풍기는 똥냄새 닭장에서 나는 냄새 모케불에서 타오르는 풀냄새가 코를 죽인다.
그렇게 먹었든 수제비 죽은 배가 고파서 살기 위해 먹었다.
오늘 내가 먹는 수제비는 흔히 말하는 웰빙음식으로 맛으로 멋으로 먹는다.
그때는 그 수제비가 왜 그렇게도 입에서 씹히지 않고 뱅글뱅글 돌았을꼬?
그래도 오늘 싱크대에서 가스로 끓인 수제비보다 할머니의 손때로 만든 그 수제비가 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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