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겨울에는 목간을 안 한다.
초가을까지는 그런대로 농사일 마치면 개울가나 연못에서 목물이라도 한다.
이러고 나면 다음 해 초여름까지는 목간 할 기회가 없다.
기껏해야 소죽 솥에 물 담아 그것으로 손등에 때 벗기는 게 전부다.
그러다 보니 몸에서 냄새나는 건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가 옷에 버글거린다.
어쩌다 겨울 날씨가 따뜻하면 양지에 앉아 이 잡는 풍경을 종종 보아왔다.
재수 좋으면 겨울에 꼭 한 번 목욕할 기회가 있다.
초등학교가 일본시대에 세운 워낙 오래된 학교(내가 36회)라 직원용 공동목욕탕이 있다.
목욕탕이래야 큰솥이며 밖에서 장작을 지펴 물을 데우는 구조다.
음력설 이 되면 이 목욕탕을 선생님들이 독점하다 보니 우리에겐 기회가 거의 없는데~~~
어쩌다 이목 욕탕을 선생님 사모님 그 가족이 사용하고 나면 밤이 어두워진다.
그라다 보니 밤이 늦었을 때 선생님들이 조금 일찍 마치면 그때 그 남은 물로~~~
지금 생각하면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고 하겠지만 그것도 요행이라야 차례가 온다.
조금 전에 헬스 마치고 샤워하러 목욕탕에 들리니 부산 대학생들 저 물 쓰는 꼴 좀 보소ㅎㅎ
샤워 꼭지를 최대로 틀어놓고 헛물을 저렇게 낭비하는 걸 보니 참 격세지감 이라오~~~
출처 : 허공의 휴유정사
글쓴이 : 허공 (虛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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