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7/15
동기모임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든 장기연 친구가
올해 5월 14일 7월 13일 에도 보이지 않아 추억해봅니다.
2009년 12월 8일 18:30분
온천장 허심청 대연회실
안면 있는 얼굴들이 더러 보인다.
밀양 각 단위 면대로 테이블이 배치되어있는데
하남읍이 제일 많은 것 같아 우리 17기 4명은 별도의 탁자에 앉았다.
식이 시작되고 밀양시장 밀양 시의장은 동명중 후배들이 등단하다.
특히 우리 동기 장기연 시인의 고향 그리는 향수 젖은 시를 낭송할 때는
장내가 모두 숙연하고 더러는 울먹이는 사람도 있다.
정연길 김기영 이응용 김관환 네 사람이 앉은 테이블로 장기영이 합석하다.
밀양 시의장도 인사하러 우리 자리에 앉으니 우리는 어깨가 으쓱하다.
2009년 12월 8일 재부 밀양 향우인의 밤에 축시를 낭독하는 장기연
<축시> 열망과 그리움으로
-재부 밀양 향우인의 밤에 부처- 혜림 장기연
기억의 잔해를 떨 구는 스산한 바람결에
한해의 갈무리가 시작되는 계절 12월
수많은 시간의 너울을 건너 묵묵히 지켜온 우리의 공간
재부 밀양 향우 인들의 밤, 이 자리
고향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과 버릴 수 없는 애향심
그 뜨거운 열정과 열망으로 이어온 향우인들
창립 58주년, 어느덧 반세기를 넘어선 길고 먼 여정
뒤 돌아보면 수없이 명멸하고 사라져 간 역사와 자취들
선배 지인들의 수많은 노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그 숨결이 살아있는 재부 밀양 향우회
풋풋하고 질박한 정 넘치던 솔빛 향기 머무는 정겨운 고향
천혜의 자연과 문화유산이 있고 충효와 예절
학문을 숭상하는 밀양인들
그들의 투명한 숨결이 묵묵히 강물 되어 흐르는 곳, 밀양
밀양이라는 소리만으로도 마음 설레고 가슴 뭉클해지는
오로지 밀양인들 만이 느낄 수 있었던 벅찬 이 느낌
고향을 향한 뜨거운 감동이 강물 되어 출렁이는 우리 향우인들
시간의 디딤돌을 건너서면
미리 벌 들녘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아련한 외침
그 투명한 물빛 소리 들리어 오는 재부 밀양 향우회, 이 터전
그대 안의 열망과 꿈 그리고 깊은 지혜로움의
내포된 그 잠재력으로 힘찬 걸음 내디뎌 시어
우리 밀양인 모두의 가슴속에 서로를 다독이는 마음 열게 하시고
소망과 따뜻한 정이 흐르는 튼실한 공간 이루어 가소서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멸의 빛이 되어 주소서
2009년 1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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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루 누각에서
慧林 장기연
간간히 흩뿌리는 비속을 타고
돌계단 쉬이 돌아 영남루에 오르니
푸른 대숲 절벽 아래로
물빛 잔잔한 밀양강이 누각을 휘감으며 펼쳐지고
축축이 젖은 바람이 맨 얼굴로 매달려온다
능파당과 침류각을 좌우에 거느린
웅장하고 수려한 영남루 그 절묘한 아름다움들
빛바랜 누각의 대청마루에 걸터앉아 가만히 눈 감으면
풀어놓은 마음의 틈새 사이로 스미는 강변의 바람소리
바람에 서걱 이는 댓잎의 젖은 숨결이
아랑의 애통한 넋이 되어 흐느끼고
시류와 풍류를 즐겼을 옛 선인들의 눅눅한 자취를 본다
쉼 없이 출렁이는 강변 영남루 누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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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그리고 그리움
-밀양 평촌마을-
내 어린 날 그곳에는 고향 평촌 마을이 있다
찔레 순 꺾어먹던 야트막한 뒷동산
책 보따리 메고 숨차게 내닫던 솔밭 지름길
해 질 녘 저녁연기 피어오르던 초가지붕과 하얀 박꽃 넝쿨
두레박으로 길러 올린 맑고 찬 샘물
장독대를 감싸고 줄줄이 피고 지는 찔레꽃 달리아 채송화
담장을 타오르는 빨간 해당화 넝쿨들
봉선화 꽃물 손톱에 곱게 물들이던 좁은 툇마루
장날이면 메고 온 등짐 보퉁이 풀어놓고
투박하고 질퍽한 흥정으로 시끌벅적 그리던 평촌 장터
함지박 가득 떡 담아두고 구수한 푸념 쏟아내던 아낙들과
혀 짧은 발음으로 연신 팅팅 그리던 만물 장수 아저씨
해 질 녘이면 펼쳐둔 짐 보퉁이 다시 묶어 썰물같이 떠나가는 장터 사람들
수많은 시간이 가도 언제나 정겨움으로 머무는 고향
어린 날 푸릇한 기억이 살아있는 밀양 평촌마을
내 쉼터이고 그리움이다 고향 그곳은...
慧林 장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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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 강변에서
푸른 대나무의 숨결이 들려오는
영남루 돌계단
기울어진 나뭇가지는 물그림자에 잠겨 들고
밀양 교를 오가는 자동차들의 소음도 무디어져 간다
어둑해진 하루가 강물 속으로 가라앉고 있다
밤의 깊이 속으로 침잠되어가고 있다
이 고요 이 적막 그지없이 아름답다
숨죽인 하루의 눈빛까지도...
밤이 내려앉은 강변에서
더없이 고즈넉한 어둠의 여울진 뒷모습
그 잔잔한 흔들림을 본다
소리 죽인 물의 소리를 듣는다
남천 강변에서...
慧林 장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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祝詩 뜨거운 눈빛의 그 지혜로움으로
-동명중 동창회 5주년과 동천 회보 창간에- 慧林 장기연
풍성한 결실 영글고 가을 빛살 그윽한 시월
두텁게 드리운 먼 시간의 장막을 헤치고
맑고 푸릇한 숨결 그 맥박소리가 들리어 오는 곳
성실과 근면 협동 그 교훈의 땀방울로 이어온 60여 년의 긴 여정
먼 시간의 터널을 지나온 ‘동명 중학교’ 그대는
꿈과 열망을 움트게 하였고
지혜와 긍지를 심어주었던 우리들의 늘 푸른 전당
이제 변화와 창조 도약의 발돋움으로
더 넓은 세상 속으로 더 높은 미래를 향한 힘찬 발걸음 내딛을지니...
참으로 자랑스러운 동명인 들이여
우리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었던 지난날과
세월의 무게를 밀치고 돋아나는 수많은 기억들
겨울이면 나무판자 틈새로 시린 바람 불어오던 교실과
흙먼지 풀풀 흩날리던 엉성하고 황량했던 운동장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숲길과 파릇한 잔디밭엔 모과가 익어가고
이육사, 조치훈 님의 시비가 있는 아름다운 교정이 되어 있다
출렁이는 낙동강의 흐름처럼 숱한 시간이 밀려가도
더없이 애틋하고 그리워만 지는 소중했던 추억
우리의 가슴에 변하지 않는 풋풋한 흔적으로 살아 있으니...
‘동명중 동창회’ 그대 뚜렷하고 찬연한 모습
보이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넓고 깊은 시선으로
들리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넉넉하고 열린 공간으로
어둠을 밝혀내는 횃불 되시고 크고 투명한 빛살 이루어 가소서
뜨거운 눈빛의 그 지혜로움으로...
2006년 10월 15일 가을에 慧林 장기연
밀양 동명중 17기 카페에 실린 부고
장기연 동기가 숙환으로 2015年 1月8日
別世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립니다.
殯 所 : 대동病院 葬禮式場 1호 (550-9991)
( 지하철1호선 동래역 2번 출구)
發靷日時 : 2015년 1월 10일 (토) 10시
發靷場所 : 부산 대동病院 葬禮式場
葬 地 : 경상남도 밀양시 상남면 선영
동기 총무 : 신점순 (010-4542-9347)
1월 9일 17~18시 합동 조문
신점순 정연길 김관환 조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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