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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절친 친구집에 들리니~~~부산서 같이살자

허 공 2018. 3. 26. 21:24

2015년 11월13일

 

내 절친 함안의 친구 정주 집에 들르니~~~

 

오늘따라 날씨가 매우 춥다. 

올해 들어 제일 추운 날이라 모두들 옷을 든든하게 입었다.

10시에 애마 무소를 3명이 타고 부산 출발 진영휴게소 커피 한잔씩 하고~~~

 

함안에 도착하니 친구의 모습이 쾌 초췌해 보인다.

평소의 친구가 우리를 맞이하는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앞마당 가마솥에서는 김이 휘부였게 칙칙거린다.

 

애연가 정주가 가지 거온 담배를 전해줘도 별로 반갑지 않고 시무룩하다.

잘 삶아진 살찐 암탉이 상에 올려 저도 표정이 영 아니다.

혹시 우리 일행들이 친구 간이지만 무슨 결례를 한 게 아닌가???

 

술이 일순 배 돌고 조금은 분위기가 업 그레이드 될 때쯤~~~

"이보게 친구! 평소 자네 답지 않네그려~~ 무슨 일이 있는 거야?"

정주가 털어놓은 사연은 이러했다.

 

얼마 전 자식 놈의 성화에 못 이겨 종합검진을 받았단다.

폐암에다 심한 우울증에 약간의 치매현상까지~~

모든 게 허무하고 세상이 싫어지고 사는 게 무의미하단다.

 

그도 그럴 것이~~~~

정주는 10여 년 전부터 혼자 산다.

애들을 모두 객지로 보내고 부인을 의지하며 살았는데 그 부인마저 보내고~~~

 

그렇게 쓸쓸히 보낸 시간이 어언 10여 년이란다.

우리가 들리면 항상 즐거운 표정으로 이렇게 고향을 지키며 사니 즐겁다면서~~~

친구들이 계절에 맞추어 찾주니 이 또한 즐거움이라면서~~~

 

그건 그 친구가 우리를 위해 그때마다 한소리란 걸 우리는 왜 몰랐을까?

담배도 싫고 술도 싫고 친구도 그렇고 세상도 그렇단다.

"친구들아 밭에 가서 배추 무 도라지 감 따오너라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콧등이 찡해진다 목도 메이고 눈을 뜨기가 어색하다.

우리는 즉석 회의를 열어 정주 구하기로 했다.

정주를 부산 딸 집 근방에 원룸에 기거하면서 함안을 원정 농사를 짓기로~~~

 

평일에는 우리와 같이 범어사로 금정산으로 또 콜라텍으로~~~

콜라텍에서 할멈이라도 만나면서 노후를 즐겁게 살면 적어도 우울증과 치매는~~

담배와 술도 줄이면서 암 치료도 하면서 우리와 즐거운 노년을 보내자.

 

우리를 배웅하는 정주의 표정과 행동이 아주 달라 보인다.

부산에 온 우리는 재호의 원룸을 정하고 정주 딸에게 연락했다.

남은 농가일은 부산 친구들이 다음 주부터 함안 가서 같이 하기로 했다.

 

" 정주야! 모든 걸 잊어버리고 함안 것 대충 정리하고 다음 달부터 부산서 살자 "

 

 

 

 

 

 

 

 

 

 

 

 

 

 

 

 

 

 

 

 

 

 

 

  

출처 : 허공의 휴유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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