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김관환)이 쉬고 즐기면서 공부하는곳입니다
虛空의休遊靜舍

◈ 허공의 관련방 ◈/▷허공의 추억여행

겨울밤이 깊어면 찹쌀떡 장사의 그 슬픈 외침이 생각난다

허 공 2018. 3. 30. 10:53

60년대 겨울밤은 왜 그리도 춥고 긴지~~~

하기야 낮이 짧다 보니 상대적으로 밤도 길어지겠지.

해가지면 대충 죽으로 저녁을 때우고 나면 할 일이란 잠 밖에 없다.

 

티브는 고사하고 라디오도 없든 그 시절이다보니 저녁엔 할 일이 없다.

전기가 없으니 자연히 석유 기름  그도 기름 닳는다고 일찍 불을 꺼야만 했다.

그럴 땐 기돈 집 사랑방이나 옥순 집 작은방에 슬금슬금 모여든다.

 

관솔에 불붙어 어둠 밝히고 모두들 모여들면 나일론 뻥이 시작된다.

나일론 뻥해서 마련 한돈으로 한 목 할아버지 집 빼기 과자가 그땐 왜 그렇게도 맛있을까?

그럴 때쯤 되면 골목 어귀에서 들려오는 "참쌀~떡"소리에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눈을 껌뻑거린다.

 

명영이 아제와 성환형이 의미 있는 미소를 띠고는 어디론지 사라진데.

얼마 있다 돌아온 그들의 손에는 뭔가 들려져 온다.

누구 집 어디에서 훔쳐(?) 왔는지 모르지만 잘 익은 배추 몇 포기와 된장이 들려온다.

 

초저녁 죽으로 저녁을 때운 우리들은 그 된장에 찍어먹는 그 배추 맛이~~~

그렇게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으면 수산 지서에서 울리는 밤 12시 사이렌이 운다.

"인자 가자" 모두들 어둠 속으로 자기네 집을 찾아 뿔뿔이 헤어진다.

 

재수집에서 들려오는 그놈의 똥개가 유난히 낑낑거린다.

헛기침하는 윗동네 할아버지들도 대학당에서 놀다가 집으로 가는 모습이 뜨문뜨문 보인다.

그러나 대골아제는 이 늦은 밤에도 가마니 짜는 소리가 철커덕 철꺼덕 들린다.

 

   

 

 

 

 

출처 : 허공의 휴유정사
글쓴이 : 허공 (虛空)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