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싸리 와 감자써리
모처럼 농부님들께서 기다리던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어제 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밤사이에도 비가 내렸나 봅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또 밤사이 내린 비 때문에 초록의 숲은
더욱 해맑은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논밭의 곡식들은 생기를 찾은 모습들이였습니다.
요즘이 씨앗들을 뿌리기 좋은 시기라는 망종(芒種)이랍니다.
어릴적에는 망종을 전후해서 보리도 베고,
모내기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망종전에 보리를 베라'는 속담이 있답니다.
이시기를 놓치면 보리대궁들이 꺾여져서
수확량이 떨어지고 수확에도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망종때를 전후해서 농촌에서는 엄청 많이 바쁜 시기가된답니다.
별을 보고 논밭으로 나가서 일을 하고
별을 보면서 일을 끝마치고 집으로 들어오곤 한답니다.
우리 선조들은 24절기중 손이 없다는 청명일과 한식일에는
사초와 성묘를 하고 망종때에는 제사를 지내왔답니다.
아직 그 풍습이 일부에서 이어져 오고 있답니다.
우리 기억으로는 이때쯤 보리도 익고 밀도 익어가고 있어서
우리들은 조금 덜 익은 밀을 베어서 밀싸리를 하렸답니다.
불에 구운 밀을 손으로 비벼서 새파란 낟알들을 먹었었답니다.
그때는 밀싸리가 꿀맛이있었답니다.
그을린 검정에 의해 손도 검게 칠해 지고
얼굴 또한 입주위로 검게 칠해졌었지요.
그래도 그때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밀싸리를 맛있게 먹었었답니다.
오늘같이 비가 내리는 날은 일찍 거둔 감자를 삶아 먹거나
친구들이랑 불피워 놓고 밀싸리를 해 먹어 답니다.
아마, 지금 아이들은 밀싸리가 무었인지 전혀 모를 것이라 생각이 된답니다.
우리들에겐 밀싸리와 같은 소중한 추억들이 가슴에 남겨 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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