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3
죽음은 소중하고 중요한 관문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친구가 영원히 멀리 떠나가는 것을 봤다.
낙엽의 계절 떨어지는 잎새를 보면 한 번쯤 종말을 생각하다.
인생의 가장 확실한 사실은 우리 모두 죽는다는 것이다.
어차피 도망치거나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차라리 적극적으로 죽음을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누구나 다 가는 길인데 굳이 서둘러 떠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느긋하게 삶의 달고 쓰고 신맛을 다 맛보고 가는 게 좋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우리의 장례 문화에 관해서는 할 말이 좀 있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죽음은 애석하고 중요한 관문이기 때문이다.
예외 없이 종합병원 영안실로 조문을 다니다 보면, 이런 생각을 피할 수 없다.
편리함도 좋지만 좀 더 아름답고 멋지게 퇴장할 순 없을까?
상조 회사가 중심이 된 장례 풍속도는 그야말로 처리현장이다.
다만 영정 사진과 종교적 절차만 바뀔 뿐이다.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절차와 국화꽃들에 둘러싸인
고인의 사진을 대하노라면 좀 민망한 기분이 든다.
나는 이분에 관해 아는 게 없다.
그가 겪어낸 희로애락,
그 지난한 인생을 피상적이고 판에 박힌 형식으로 흘려보내긴 아쉽다.
애틋하고 경건해야 할 예식이 상혼에 오염된 지도 오래다.
출처 : 허공의 휴유정사
글쓴이 : 허공 (虛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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