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우리 동네 한 목 할아버지 애기다
때는 1960년대다.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운 막내딸이 부산으로 시집을 가다.
평소 효심이 강한 이 딸의 강한 효심이 화를 만들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다리가 안 좋을걸 아는 이 딸이~~
수산 강변 모래찜질하며 아픈 다리를 치료하든걸 본 딸이,
바다가 모래에 찜질을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이 딸이 일장의 장문 편지로 아버지를 부산으로 오시게 했다.
당시만 해도 이 할아버지 갓 쓰고 두루 막 한복을 입고 보고픈 딸 집으로 오다.
딸은 시부모님을 모시고 같이 살고 있다.
다음날 소위 피서랍시고 먹을 것 준비하여 모두들 광안리 해수욕장으로 가다.
날씨는 덥지요 했볓은 내리쬐지요 한복 입은 할아버지는 죽을 지경이다.
바다가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아 가지고 온 음씩도 풀고 수영 준 바를 한다.
이때 마침 할아버지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내 이런 꼬락서니 처음이다 순 쌍놈 집안이네"
"어라 빨리 가자 " 하시며 노발 대발이다.
이유인즉
안사돈이 옷을 벗고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그 모습을 보고서는~~
어디 안사돈이 바깥사돈 앞에서 저런 모습을 보안단 말인가?
효심이 강한 딸은 아버지의 그 성깔을 아는지라 별말 없이,
다른 가족을 남겨놓고 집으로 돌아오다.
그리고는 당일 직접 아버지를 모시고 고향으로 왔다.
며칠 후 재실에 모인 노인들이 부산 딸네 집에 간 애기를 물었더니~~
내가 혼인을 잘못 시킨기라고 자초지종을 말했더니.
"아이고 이 영감아! 세상 변한 걸 알아야지"
입 바른 또 다른 할아버지가 말했다.
그 후부터는 객지로 시집보낸 딸들에게 엄마들의 부탁 말!!
"너희 아버지 데리고 모래찜질하려고 생각지도 말 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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