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김관환)이 쉬고 즐기면서 공부하는곳입니다
虛空의休遊靜舍

◈ 허공의 관심사 ◈/▷전기·소방· 통신감리

한전, ‘입찰 담합행위’ 뿌리 뽑는다​

허 공 2023. 9. 20. 08:23

발전사 등과 공공조달시장 담합방지 연대 체계 구축

입찰담합 포착시스템 개발·활용, 직원징계 및 행동강령도 강화

과징금 부과 담합 2건 중 1건이 공공분야, 불법 고리 끊어야

지난 15일 대전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한전(주관)과 발전5사, 담합시스템 개발업체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분야 입찰담합방지를 위한 유관기관 실무자 협의회 운영방안 설명회가 시행됐다. 사진=강수진기자

#조달청과 한전이 지난 2011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발주한 400억원 규모의 맨홀 뚜껑 입찰에서 의도적으로 예정가격 초과금액으로 투찰해 유찰시키거나 고가낙찰을 유도하고, 동일금액 투찰, 들러리 참여 등의 담합행위를 한 5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해당 업체들은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21억3500만원을 부과받았으며, 현재 한전은 이들 업체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전이 이 같은 입찰담

합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발전사 등과 공공조달시장 담합방지 연대 체계를 구축하는 등 불법적인 담합행위에 대한 전면적 대응에 나섰다. 이를 위해 ‘입찰 담합 포착시스템’도 확대 도입하기로 했다.

한전은 지난 15일 대전 전력연구원에서 한전(주관), 발전5사(동서・서부・중부・남동・남부발전), 담합시스템 개발업체 등을 대상으로 한 공공분야 입찰담합방지를 위한 ‘유관기관 실무자 협의회 운영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공정경쟁 질서 확립과 입찰담합방지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각 관계기관들은 앞으로 실무자 협의회를 통해 입찰담합 억제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한전 관계자는 “입찰 담합 예방은 한전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지난 2020년 3월부터 AI기반 기술을 접목해 기존 시스템을 보완, 강화해왔다”며 “앞으로도 관계기관 간 소통채널을 확대하고 담합사례 공유 등 업무 교류를 통해 입찰 담합행위를 방지하고, 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과징금이 부과되는 담합 사건 2건 중 1건이 공공분야 입찰에서 발생할 정도로 공공시장에서의 입찰담합은 끊이지를 않고 있다. 입찰과정에서 업무 편의를 위해 들러리를 세우도록 유도하거나, 입찰정보를 사전에 유출하는 등의 임직원 관여행위가 입찰담합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이에 지난 6월 한전, 가스공사 등 14개 공공기관과 ‘공공분야 입찰담합 관여행위 개선방안 선포식’을 갖고, 공공조달 입찰담합 문제를 부각시킨 바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공공분야 입찰담합방지를 위한 유관기관 실무자 협의회 운영방안 설명회를 마치고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강수진기자

한전은 앞으로 공공시장 입찰담합 감시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기관별 입찰담합 방지대책 등을 공유하고, 우수사례는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아울러 한전‧발전5사 간 협력은 물론 공정위와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해 ‘부당한 공동행위(담합)근절’에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특히 입찰담합 심의위원회 외부위원 참여를 통해 신뢰성을 제고하고, 한전-발전5사 간 동일한 시스템 개발사를 통해 ‘입찰담합 포착시스템’ 사용자 교육도 공동 추진키로 했다.

입찰담합 포착시스템은 전자조달시스템(SRM)의 입찰정보를 분석해 담합 징후를 포착, 담합 여부에 대한 판단 근거를 제시하는 시스템으로, 한전 자재처와 전력연구원이 연구개발 과제로 추진해 지난 2020년 3월 구축했다. 분석대상은 본사와 사업소 구매, 공사, 용역 공고 건이며, AI기반 기술을 활용해 OECD 4대 입찰담합 유형(위장입찰, 입찰억제, 순환입찰, 시장분할)별 담합판정 모델을 반영했다.

실제 이 시스템을 활용한 이후 최근 3년간 입찰담합 의심 사례도 줄었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한전에 따르면 2021년 전체 1만3264건의 공고 중 담합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총 1003건(주의 503건, 경고 500건)이었고, 2022년에는 1만1522건 중 819건(주의 428건, 경고 391건), 올해는 6월 기준으로 전체 6325건 중 517건(주의 225건, 경고 292건)이 시스템에 포착됐다.

한전 관계자는 “입찰담합 포착시스템을 통해 매년 1건 이상 담합 의심 사례를 적발하고 있다”며 “입찰담합 사례 2건 중 1건이 공공부문에서 발생하는데, 정보 유출, 묵인 등 입찰 임직원의 관여도 있어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시스템 강화뿐만 아니라 내부 징계 규정, 행동강령 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