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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커피를 [미국 보약] 이라고 마신 우리네 그 시절

허 공 2021. 2. 6. 14:28

지금부터 50년도 더 먼 옛날~~

월남전쟁이 막 시작되고 우리나라는 비 전투부대를 파병할 때

우리의 젊은이들이 강제보다 지원하여 너도 나도 월남으로 가다.

 

그 전쟁이 한참 불붙을 때인 60년대 후반~~

우리나라는 정예 전투부대 청용 맹호부대들이 파병하다.

얼마 전 유명을 달리한 주월사령관 채명신 장군!

국립묘지 장군묘역을 놔두고 사병묘역에 잠들다. 

 

내 고향 시골 대사동에서도 많은 친구 후배들이 월남으로 떠났다.

그 이유인즉 주월사령부에 고급장교로 간 그 형님 덕(?)에 말이다.

우리 동네 출신 파병자들은 그래도 격전지보다는 좀 편한 곳으로~~~

 

뒷 담장에 대나무로 만든 티브 안테나가 걸린 집,

마루 모퉁이에 냉장고가 있는 집,

어르신들이 양담배 던힐을 몰래 숨겨 피우는 집.

 

아이들이 깡통에든 초콜릿 사탕 비스케를 들고 다니는 집,

추석명절에나 면도하든 어른들이 자주 말끔히 수염을 깎는 집,

각성냥 대신 지포 라이터를 들고 자랑하는 집,

 

단발머리 가시나들이 껌을 짝짝 씹고 다니는 집,

사진기 카메라와 트렌지스타 라디오를 듣고 있는 집.

이런 사람이나 집들은 영락없이 자식이나 형제들이 월남 파병 가족이다.

 

근데 말이야 깡통에 들어 있는 커피에 대해 말하련다.

우리는 부산에 살면서도 커피가 뭔지도 몰랐는데

하물며 산골에 사는 우리네 옛 어른들이야~~

그래서 이것이 뭔지도 모를뿐더러 어떻게 먹는지는 더욱 모를 때다.

 

월남에서 보내온 물건이나 물품을 숨겨놓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밀성댁이 껍데기에 영어로만 적혀있는 그 큰 깡통을 들고

수산장에 가는날 잡아서 면사무소 직원에게 물었다.

그 양반 가리켜 줄려면 확실이 가르쳐주지 어중간하게 설명을 하다.

 

"이거 귀한 겁니다 이것을 물에 끓여먹는답니다"

주위에 있는 싱거운 분이 농담으로 " 이건 미군들 보약이라 캅니다"

이 소리를 들은 밀성댁 아지메 집으로 오자 말자

묵혀놓은 무쇠솥을 꺼내어 담장 밑에 임시 부엌을 만들다.

 

그 서 말지(60 리터) 솥에다 학교 우물에서 퍼온 물을 가득 채우다.

큰일 때 사용하려고 준비한 장작을 아낌없이 아궁이로 처넣는다.

물이 얼마만큼 끓을 때 문제의 그 한약(커피)을 모두 넣다.

 

그러고는 아들 춘식이에게 심부름을 보낸다.

이웃에 사는 4촌 5촌도 근동에 사는 딸 사위에다 사돈까지 청했다.

들일 적당히 끝내고 모두들 저녁먹지말고~~~~

 

해가 지고 어둑어둑 할 때 마당에 깔아놓은 덕석에 쭉 둘러앉았다.

미국사람 보약 나오기만을 목빠지게 기다린다.

한약을 뜨실 때 한 그릇 쭉 마시라며 한 사발씩 권한다.

아이고야 이게 무슨 맛인가 모두들 얼굴을 찡그리며 목을 절레절레 흔든다.

 

그중 나이 든 당숙인 참산댁 아제가

" 우리 처지에 언제 보약 먹어봤나 몸에 좋은 약은 원래 씹다"

먹지 않겠다는 아이들을 어른들이 억지로 마시게 한다.

남은 것은 오늘 못 온 사람들이 먹게끔 양재기에 담아 배달까지 한다.

 

얼마나 흘렀을까 이 집 저 집 멀리 떨어진 사위까지~~'

"아이고 배야" " 원래 한약이 좋은 것을 먹으면 호전반응이 일어난다"

먹은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전부를 토하고 설사까지~~~

 

지금도 그 친구를 만나면 "월남 한약 먹으러 가자"

그 녀석 넉살 좋게" 내가 그때 그 한약을 먹었기에 이렇게 튼튼하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월남 한약 소비가 최고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