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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이 주는 말 한마디

허 공 2019. 1. 16. 07:50

 

친절이 주는 말 한마디
      한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서커스를 보러 가게 되었다. 아버지와 함께 서커스를 보러가는 일은 소년에게 대단한 기쁨이었기에 소년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매표소 앞에 도착해 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소년의 앞에는 어느 가족이 서 있었는데, 그 가족은 무려 열 명이나 되었다. 여덟 명의 아이들은 모두 열두 살이 채 되어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 뒤에 두 명씩 짝을 지어 손을 잡은 채 이제 곧 구경하게 될 서커스에 대해 흥분된 목소리로 신나게 떠들어대고 있었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서커스를 한 번도 구경한 적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그때 매표소 직원이 아이들의 아버지에게 표를 몇 장 살 것인지 물었고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자랑이라도 하듯 목에 힘을 주어 말했다. “어린이 표 여덟 장, 어른 표 두 장이요.” 그런데, 매표소 직원이 금액을 말하자마자 아이들 아버지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네? 얼마라고요.” 놀란 애들 아버지가 재차 묻자 매표소 직원이 다시 금액을 말해 주었다. 소년은 순간 그 아버지의 입술이 가늘게 떨리는 것이 보였다. 돈이 모자라는 것이 분명했다. 바로 그때였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소년의 아버지가 자신의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지폐를 꺼내서 몰래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리고 몸을 굽혀 그것을 다시 집어 들고서는 앞에 서 있는 아이들 아버지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기 돈이 떨어졌네요. 방금 지갑을 꺼내시다가 떨어뜨린 모양입니다.” 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 아버지의 손에 지폐를 지어주었고, 그는 소년의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그의 손을 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의 눈은 어느 새 촉촉이 젖어 있었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즐겁게 웃고 떠들며 엄마, 아빠와 함께 서커스장 안으로 들어갔다. 그날 소년은 서커스를 보지 못한 채 아버지와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표를 사기에는 지갑에 남아있는 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년은 서커스를 보지 못한 것이 조금도 섭섭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아버지와 그 친절로 인해 행복해 하는 아이들을 떠올리자 어느새 마음 한쪽이 따듯해져 왔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거창하고 화려한 것들이 아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와 믿음을 주는 눈빛, 그리고 감동을 주는 미소면 충분하다. 특히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군가로 부터 친절과 감동은 평생 동안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된다. - 세상 살 맛 나는 이야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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