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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2일 금정산 야간산행 후기

허 공 2018. 3. 26. 06:38

 

당초 야간산행은 카페 이멘트로 카페에서 약 한달 동안 공지했다

동문 만남의 광장에서 들머리로 잡아 3망루 4망루 상계봉에서 야경을 조망하고

원효봉 북문 고당봉 북문 범어사 방면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공지하였는데......

 

 

저녁6시42분경-동문 만남의 광장을 밝혀주는 외등(정류소에서 동문까지 가로등)

 

 

      저녁6시44분경-동문 만남의 광장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는 보름 달

 

          저녁6시46분경-동문 만남의 광장에서 보름 달을 배경으로

 

 

             저녁7시00분경-동문 만남의 광장  위쪽 장승에서 송짱 

 

11월12일 오후에 인원점검을 실시하니.....

이런.제기럴. 이럴 때 어찌해야 하지?

"미안해서 어쩝니까, 갑자기 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오신다고 해서~"

"머시라~~~~오늘 00포럼 회의 참석해야 한다꼬~~오" 등등

그래도 10월18일 약속 20분전에 “결혼식이 있어서~”하는 거짓말 보다는 ~~

7명이 신청하여 오전까지만 해도 전원 참석한다드니 여자 남자 각각1명이라~~

 

근데 "야~~ 이 일을 어찌 할꼬? 혼자서 별생각을 다해보는데....

전화기를 타고 들려오는 한마디 “다음에 갈께 미안하다(여자)”

문자 메시지에는 “ 갑자기 집사람이(남자)~~”

 

하나둘씩 착착 부도가 시작되더니 결국 꽝이다.

카페 이멘트 보름맞이 최초의 달빛산행은 이렇게 허무하게 깨지는구나!

낙담하고 있는  내곁에는 역시 조강지처 재훈이 할머니 송짱이 있었다.

“포기하지말고 이웃 단골멤버들을 소집하여 같이갑시다”

급조(?)된 3부부가 함께하기로 하고 우리집에 모여 가벼운 차 한잔마시고

이미 준비한 간식을 챙겨 힘찬 ? 발걸음을 떼어놓았다.

 

오늘은 다른날 보다 무거운 발걸음이다.

달빛하고 별빛하고  산성가는 도로의 가로등에서 비치는 불빛에 의존한체

어두운길을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산으로, 산으로 들어가는데......

 

저멀리 건너편 산등성이 너머로 애기별 몇 개가 아스라이 떠있는 것이 보인다

이런날은, 차라리 밉상스럽게 큰별보다 저런 쬐끄마한 애기별이 좋아보인다

어디선가 개짖는 소리가 들려, 혹.......들개가 아닌지....주위를 둘러보지만......

저아래 민가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아 적의 안심이 된다 .

 

집에서 출발 부산대 운동장 삼밭골 약수터에서 쉬면서 물 보충하고

약30분여를 걸어 동문에 도착하니,저위에서 불빛이 여러 개가 보인다

"아니~~~우리말고 또다른 달빛구경꾼~~~~~"

 

이곳 능선 우측에는 금정산성 제3망루가 절벽 끝에 위치해 있어

야간에는 정말 좋은 곳인데.......초보라 위험하여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주간 산행시에 사진빨 잘받는 곳은 밤에는 별로다.

 

4망루를 향하는 길은 두 코스인데 오늘은 북구 쪽을 더 많이 볼수있는 억새평원 코스를

택하니.억새와 바람과 달빛이 이루어내는 야릇한 풍경은 한마디로 " 와~" 다

“저달이 이다지 밝은 줄은 옛날에는 미처몰랐어요-김소월 시 아닌가”

“억새는 언제까지 피어 있어요?"

"겨울바람에 꽃이 다날려 갈때까지 피어 있을겁니다."

 

이번에는 금정산 4망루에서 정말 다섯분의 달빛마니아들을 만났다,

"반갑습니다, 즐산하십시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4망루(공사중)옆 쉼터 잔디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데.

용이 아버님이 정력제라며 '시골 집에서 산딸기로 만든 약술을 한병 꺼내 놓는데~

정말 그런가 하고, 한잔씩을 게눈 감추듯 마신다. 행여 안 주면 어찌하나 하고.ㅎㅎㅎ

 

한10분여 쉬었나.........."

바람이 한겨울 바람처럼 불어오는 것 같다

모두들 예사로 생각하고 얇은 바람막이 쟈켓만 가져왔는데. 등줄기가 시려오는 것 같아

오래 있을수 없어 얼른 자리를 뜰 수밖에 없다. 좀 걸으면 나아지겠지.

 

이곳 동문에서부터 북문까지는 계속하여 능선을 타고 넘어가야 하며

능선에서 저 멀리 광안대교는 물론이요 동래 온천장, 서면, 구포, 김해, 양산까지

조망이 되는 그야말로 부산시내 전체가 조망권이 되는 천혜의 야간산행 코스이다

 

"야~~좋다."

"집에서 TV나 보는 사람들은 이런 기분을 정말 이해 못할끼다..."

전부 한마디씩 거든다

 

원효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급경사로 처음 야간산행을 하시는 분들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경사도 급한데다, 자갈길이라 미끄러지기 쉽고, 중간 중간 바위들이 많고 올러가는 길이

많아 ?갈릴수 있으므로 안내판에는 출입통제지만 성벽상단으로 금정구를 바라보며 걸어면

동해쪽과 떠오르는 보름달도 구경하므로 더 한층 밤 산행의 묘미가 더 해진다.

 

드디어 제4망루가 내려다보이는 원효봉에 도착하여 기념 촬영부터 하기로 했다.

저멀리 광안대교의 야경과 김해방면의 야경을 카메라에 담아보는데~~

사진을 담당하신 용이 아버님이 "아무래도 카메라가 이상한데?"

"괜찮아요, 내꺼 가지고 찍지요“그렇지만 내심 좋은 카메라로 찍어면 좋았을 걸~~

 

 

 

                            원효봉에서 바라본 광안대교-1

 

                                   원효봉에서 바라본 광안대교-2

 

                              원효봉에서 바라본 동쪽-동해쪽

 

                            원효봉에서 바라본 화명 신시가지

 

북문에서 긴급 작전회의를 가지다.

고당봉을 올려보니 고당할메 집에 불이 있는걸 봐서는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

또 고당봉 정상에는 야간 산행자들의 랜턴불빛도 여럿보인다

고당봉에 갈꺼냐? 마냐?"

“이렇게 세기(빨리) 내려가서 뭐할끼고? 고당봉까지 가자"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범어사 밑에 순두부 막걸리와 경동아파트 앞 옛날 찐빵 파는 집이 있는데

그 맛이 끝내 주거든. 그곳에서 뒷풀이로 한잔 하도록하고 찐빵은 사가지고 집에서~"

 

그소리에 발걸음이 빨라지는게 나만이 아닌 모양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산길을 재촉하니 어느덧 북문을 지나 범어사로 돌아 내려오니

시계는 벌써 밤9시:40분을 지나고 있다

 

오늘 산행은 비록 3시간40분에 불과한 짧은 산행이었지만

한겨울과도 같은 매서운 칼바람도 맛보았고 그 보다 더한 배신감도 느꼈다

두부 막걸리로 서글프진 마음을 달랜 쓸쓸한 산행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오늘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치 못한 친구들께 이런 재미를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미련으로 남을 뿐~~~아듀

 

출처 : 밀양동명중17기
글쓴이 : 복 돌 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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