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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 브레이크 없는 확장재정에..나랏빚 1000조, 채무비율 50% 동시 돌파

허 공 2021. 8. 15. 21:30

변태섭 입력 2021. 08. 15. 19:30 댓글 1711

 

정부, 내년 예산 600조 원 마지노선으로 내세워
정치권 등 요구에 사실상 600조 원 넘어설 가능성 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가부채 300조 이상 늘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해마다 사상 최대 예산을 편성한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마지막까지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년 나랏빚이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역시 50%를 돌파할 것으로 보여 재정건전성 유지에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을 위해서라지만, 브레이크 없는 재정지출 확대로 재정 정상화 부담을 차기 정부로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내년 본예산 올해보다 7.5% 증가한 600조 편성

15일 정부에 따르면 당정은 내년도 예산 총지출 규모를 올해 본예산(558조 원)보다 7.5% 증액한 600조 원 안팎으로 잡고, 본예산을 짜고 있다. 지난주에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예산안 초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부는 당정 협의를 거쳐 만든 최종안을 다음 달 3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600조 원대 본예산은 지난해 사상 최대(558조 원) 규모를 넘어서는 초슈퍼 예산이다. 본예산 기준 증가율도 기재부가 지난해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밝힌 내년 예산 증가율(5.7%)보다도 2%포인트 안팎 높은 수준이다.

 

당초에는 내년도 예산이 600조 원이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 정부 지출 규모가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치면서 604조9,000억 원으로 불어나면서 여권 내 기류가 바뀌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소상공인 피해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경기 침체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적게 편성하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초슈퍼 예산이 편성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는 5년 내내 이어지게 됐다. 특히 재정 지출속도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빠르다. 문 정부 출범 첫해인 400조 원을 갓 넘긴 본예산은 3년 만에 500조 원을 넘어서더니 임기 마지막해는 600조 원 벽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임기 5년 동안 정부 지출이 200조 원 늘어난 것이다.


급격한 확장재정에 나랏빚 눈덩이

급격한 확장재정 기조를 맞추기 위해 적자국채를 과다 발행하면서 나랏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두 차례 추경안까지 편성하면서 올해 국가채무는 963조9,000억 원까지 늘었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역대 최대인 47.2%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660조2,000억 원) 이후 지난 4년간 나랏빚이 약 303조 원 늘어난 것이다.

 

내년에는 나랏빚 1,000조 원, 국가채무비율 50% 시대도 동시에 열리게 된다. 정부가 지난해 보수적으로 추계한 '국가재정운용계획’대로 내년 본예산이 600조 원에 못 미치는 590조 원일 경우에도 차기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엔 나랏빚이 1,070조3,000억 원, 국가채무비율 역시 50.9%에 달하게 된다. 올해 정부 지출이 이미 600조 원을 넘은 상황에서 나랏빚 1,000조 원, 채무비율 50% 돌파는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지출 규모는 검토 중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다만 내년 예산안을 짤 때 심각한 코로나19 상황과 늘고 있는 국가채무를 모두 고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여당에선 대대적인 예산 증액을 주장하고 있어 국가부채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예산당국은 예산을 부족하게 편성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재정을 통해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재정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돈을 뿌려 소비를 일으키고 취업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단기적인 경기부양이 아니라, 구조조정 등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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