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 같으면 지금쯤 거리에 크리스마스 케롤이 울릴테고
가는이 오는이들이 선물꾸러미를 들고다니는 모습이 보일텐데~~
지금부터 57년전 그날을 뒤돌아 기억해 볼려고 한다.
일 시 : 1964년 12월 24일
장 소 : 가야 산비탈 00의 자취방
참석자 : 신영문 이정환 조순종 김관환 김상남 외 3명 (8명)
고향 떠나 소위 부산으로 유학(?) 와서 처음 맞는 X마스 이브!
당시에 일년중 X마스 이브 이날만은 통행금지가 해제된다.
그 동안 재부 동명중 출신 머슴아 몇몇은 자주 만나는 편이다.
정환의 자취방이 영화 “친구”에 나오는 교통부 구름다리 조방 쪽.
지금의 현대백화점 후문 쯤 되는 곳의 2층 집의 2층이다.
나는 가야 산비탈 순종이 학교는 지금의 롯데백화점 상남이는 신암에~~
영문이는 조방 근처에서 모두 자취를 하고 있었다.
내가 통학하는 길이 묘하게도 이들 자취방과 학교 근처를 지나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친구들 소식이 나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어쩌다가 토요일이나 일요일 공휴일이면 정환 집 구름다리 반대편
교통부 쪽에 있는 풀빵 집에 모여서 향수를 달레며 애기를 나누기도 했다.
어느 날 우리도 X마스 이브를 멋지게 보내보자는 의견에 의기투합하다.
보통은 겨울 방학을 하면 당일 바로 고향으로 가는데 우리는 이브를 즐기려고
하루 늦게 밀양으로 가기로 하고 그렇게 한번 놀아보기로했다.
모이는 남자들 멤버가 소위 부산에서의 내놓라하는 학생들!
이정환(부산공전) 신영문(부산고) 조순종(부산상고) 나 (부산공고)
여자 멤버는 상남이 학교 친구들이다.
사복 차림의 8명의 학생이 가야 산 골짜기에 약속대로 다 모였다.
고맙게도 여자들이 가지고 온 찐빵으로 저녁 요기로 대충 때우고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끝내고 과자와 소주로 기분을 냈으나 영 아니다.
누군가가 긴급 제안으로 짝을 지어 시내로 나가자고 했다.
서면로터리까지 걸어 다시 전차를 타고 남포동으로 가다.
네온 불 친란 한 광복동 야경 “어머~~ 이게 부산이 맞는 기여"
부산의 중심가 밤거리를 거니는 것은 모두들 처음이란다.
남포동 광복동 부산극장 제일극장 동아극장 미화당 백화점을 빙글빙글 돌아서
용두산에 올라가 솜사탕을 입에 물고 부산 앞바다를 구경하는 그 자체가 황홀이더라.
부산에서의 첫 크리스마스-이브는 그렇게 지나가 버렸다.
당시 부산에는 박창기 정연길 최동학 임재곤 김종호 김종명 김기영 김정순 등이 있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아 같이 하지 못하고 가끔 부산학생들 단체행사에서는 만났을 따름이다.
돌이켜 보니
정환이는 너무 멀리 가버렸고 영문이와 순종 상남이는 서울에서 살고 있으며
나만이 부산에 홀로 앉아 57년전을 생각하며 이렇게 끄적이고 있다.
이넘의 코로나가 빨리 끝나야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날수 있을낀데~~
에라 모르겠다.
저녁에 나 혼자 옛날을 생각하며 남포동 그 곳에 가볼란다.
같이 갈사람 있어면 연락주이소~~ㅎ ㅎㅎ
출처 : 허공의 휴유정사
글쓴이 : 허공 (虛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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